보통 전기기능장 취득 후 다른 자격증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 나 또한 처음에는 사내 자격수당을 목적으로 취득했고, 개고생 하며 따다 보니 이제 자격증은 쳐다도 보기 싫었다. 하지만 금방 기억이 왜곡되어 슬쩍 시설관리 등 노후 자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많은 분들이 전기기사 혹은 전기기능장 다음 자격증으로 산업안전기사나 소방기사(전기)를 선택한다. 가장 큰 이유는 취득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난이도 자체도 쉽지만 중복되는 과목이 있다.
물론 취득이 상대적으로 쉬운만큼 그렇게 메리트 있는 자격증은 아니다. 물론 법적 소방 관리자 선임이 가능하지만 소방안전관리자라는 우회 루트가 있기 때문이다.
이 두 자격증은 취준생들에게는 그냥 위험물기능장처럼 이력서에 한 줄 넣는 부캐용 자격증 느낌이다. 그러나 점점 산업재해와 법적안전관리자에 중요성이 대두되며 법령이 바뀌어가고 있는 추세를 볼 때, 난이도가 어렵지 않다면 미래를 위해 취득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으로 직업을 바꾼다기 보다는 나중에 소일거리라도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벌써 이런 걱정을 해야 하는 우리나라 직장인의 노후가 암울하다.
소방기사는 소방선임이 가능한 자격증이다. 그러나 최근 법령이 바뀌어 전기와 중복선임(1급 이상)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제 내용에 전기기사와 중복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가성비 좋은 자격증이라고 한다.
특히 수백깨지는 전기 기능장과 다르게 책만사면 더 이상 돈이 안 드는 게 좋다. 취득하고 보니 이 부분이 큰 장점(?)이 된다. 기능장을 취득하면서 많은 비용과 시간을 할애해야 했기 때문에 뭔가 자신감도 들고 이런 이론 자격증은 비용이 얼마 안 들어가니 마음이 편하다.
물론 나는 실기위주인 전기 기능장을 취득했기 때문에 내 학습 경험이 얼마나 도움이 될 지 모른다. 그래서 합격률과 최근 3년 실기 기출문제를 통해 도전해도 될지 알아보았다.
필기시험이야 종목 상관없이 기출 몇바퀴 돌리면 되지만, 일단 간단하게 필기 출제 과목을 보면 다음과 같다.
- 소방원론
- 소방전기회로
- 소방관계법규
- 소방전기시설의 구조 및 원리
여기서 2번 소방전기회로의 문제 수준이 전기기능사 수준이라 기사를 취득한 분들이 많이 도전한다. 소방원론도 상당히 쉬운 편이고, 3번인 법규와 4번 소방전기시설의 구조 및 원리 항목이 다소 어려운 편이라고 한다. 그래서 과락(40점)만 넘기고 1,2번에서 고득점을 맞추는 방법으로 넘긴 다고 한다.
4번 항목은 실기 출제 기준인 소방전기시설 설계 및 시공실무에 포함되기 때문에, 단순 문제답보다는 이해하는 걸 추천한다고 많이 나와있다.
소방기사(전기) 최근 3개년 합격률
다음으로 실제 합격률을 보자. 합격률을 보면 기사 중에서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위에서 언급했듯 상당수가 전기 산기, 기사 취득자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고려해야겠지만, 그럼에도 이 정도 합격률이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종목만 특출 나게 뛰어난 사람들만 모아서 시험을 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실기의 경우 합격률과 난이도가 들쭉날쭉한 편인데, 필기 취득 후 2년 안에 한 번은 난이도 개꿀 차수가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년도 | 회차 | 필기(%) | 실기(%) |
2023 | 1 | 47.4 | 44.1 |
2 | 43.3 | 21.6 | |
4 | 441 | 21.4 | |
2022 | 1 | 54.9 | 14.2 |
2 | 28.3 | 57.2 | |
4 | 46.1 | 57.9 | |
2021 | 1 | 52.43 | 44.79 |
2 | 40.02 | 20.2 | |
4 | 45.4 | 36.2 | |
3년 평균 | 44.66 | 35.28 |
실기 기출 분석
다음은 기능장 필답 공부 경험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2개년치 기출문제를 살펴보았다.
전기기능장 필답 공부한 경험으로 당장 풀 수 있거나, 몇 번 보면 금방 기억날 것 같은 문제들을 추렸다.
23년 1회 총 7문제
- 축전지
- 비상콘센트설비 2문제
- 전동기용량
- 비상조명
- 예비전원 축전지(부동충전)
- 전압 구하는 문제
23년 2회 총 6문제
- 전압강하
- 금속관공사 부속품
- 가닥수
- 시퀀스
- 축전지 계산
- 논리식
23년 4회 총 4문제
- 전동기 출력 계산
- 유도등
- 논리식
- 시퀀스
22년 1회 총 5문제
- 시퀀스
- 비상콘센트
- 가요전선관 공사
- 시퀀스
- 전압강하
22년 2회 총 6문제
- 유도등
- 콘덴서 용량
- 전압강하
- 전동기 용량
- 시퀀스
- 논리식
22년 4회 총 6문제
- 논리식
- 비상조명
- 축전지용량
- 전동기 용량
- 콘덴서 용량
- 시퀀스
놀랍게도 생각보다 전기 관련 문제 난도가 높지 않아, 기능장 필답 수준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평균 5~6문제는 된다. 계산 문제는 틀리면 공부 아예 안 한 수준인 정도다.
최근 트렌드는 까다로운 가닥수 문제가 잘 나오지 않고, 시퀀스와 논리식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난이도는 기능장 취득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바로 풀 수 있는 수준이다.
1문제 당 평균 5점으로 가정하면 6문제 30점 정도를 공부하기도 전에 거저먹는 것이다. 즉, 앞으로 30점 정도의 추가 점수 획득을 위한 공부를 하면 된다는 의미인데 이 정도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하다. 목표 점수는 60~65점 턱걸이다.
1회 차는 접수가 끝났으니 2회 차에 접수해서 도전해 볼 예정이다. 다른 분들도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이 점점 지워지기 전에 도전해 보시길 권해드린다.